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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별 서로 다른 사업구조와 회계기준 탓에 통신 3사 직접 비교와 현황 파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 영역은 기업 고유의 영역에 속하는 탓에 강제할 순 없지만 투자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통신사 실적에서 가장 투자자에 혼란을 주고 있는 부분은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바뀐 회계기준에 따른 KT와 LG유플러스 매출 축소 및 이익 증가 착시 효과다. 두 회사는 이 효과로 작년 4분기부터 전년동기대비 성적이 SK텔레콤 대비 눈에 띄게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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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유통법 시행 전 지원금은 마케팅비에 포함됐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KT와 LG유플러스는 지원금을 단말매출에서 뺀다. 즉 예전엔 100만원 스마트폰을 팔고 지원금을 70만원을 줬다면 ▲매출액은 100만원 ▲마케팅비 70만원이었다면 이제는 ▲매출액 30만원 ▲마케팅비 0원이다. 양사는 단말유통을 직접하기 때문에 가능한 조정이다. SK텔레콤은 단말기유통을 SK네트웍스가 한다. 서로 다른 회사기 때문에 매출 비용 상계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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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기업은 회계기준이 변경되면 예전 실적과 현재 실적 비교를 위해 현재 실적 발표 때 예전 실적을 현 회계기준으로 바꾼 자료를 제공한다. 문제는 양사는 그렇지 않는데 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적지만 이익은 개선돼 보인다. 비용도 절감한 것처럼 여겨진다. 장부의 마법이다.

물론 양사도 애로사항이 있다. 정정 자료를 제공하는 순간 지원금을 얼마나 썼었는지가 드러난다. 비교자료를 게재하는 것이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니 선택의 문제다. 이 착시 문제는 오는 4분기부터 해소된다. 그러나 KT와 LG유플러스는 유무선 사업 합병 당시엔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합병 후 성적이 나빠보이는 것이 착시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즉 유리할 땐 주던 자료를 불리하니 안 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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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가입자 집계도 도마 위에 올릴 수 있는 내용이다. 지난 7월31일 실시한 ‘2015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선 ‘KT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이동통신 가입자 통계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됐다.

KT가 이날 발표한 6월 기준 3세대(3G) 이동통신과 롱텀에볼루션(LTE)을 합친 가입자는 1774만명. 같은 날 미래부는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과 합친 KT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1763만7000명으로 고지했다. 10만3000명이 차이가 난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LTE와 와이브로를 동시에 제공하는 상품 가입자 분류 기준 때문이다. 미래부는 올 1월부터 동시 가입자는 와이브로로 계상한다. 예전에는 양쪽 모두에 계상했다. 이번에도 양쪽에 가입자를 넣었다. SK텔레콤은 이번 분기부터 미래부 기준에 맞췄다. 1분기 숫자도 정정했다. LG유플러스는 와이브로가 없다.

SK텔레콤의 1분기 수치 정정치를 감안하면 SK텔레콤의 하이브리드 상품 가입자는 4000명 수준이다. SK텔레콤은 ‘2015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가입자 분류 정정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일부 상승효과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의 1분기 ARPU는 정정 전 3만6313원에서 정정 후 3만6317원으로 변경됐다. ARPU 상승분은 4원이다.

KT는 미래부 기준으로 공시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기존 분류가 KT의 가입자 현황을 보다 정확히 알릴 수 있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가입자가 많아 보이기 위해 ARPU 하락을 감수한 셈이다.

문제는 또 있다. 바로 SK브로드밴드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의 100% 자회사가 돼 상장폐지됐다. 지난 1분기부터 실적공시를 할 의무가 사라졌다. 분기별 1회 보고서만 고지하면 된다. 즉 SK쪽의 인터넷TV(IPTV)와 유선인터넷 등 유선사업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아졌다. KT와 LG유플러스는 유무선 사업을 같이 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비의 경우 KT와 LG유플러스는 유무선 합산이지만 SK텔레콤은 무선만이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의 회계기준변경에 따른 마케팅비 착시 효과를 지적했지만 SK브로드밴드의 마케팅비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선 SK텔레콤이 KT와 LG유플러스에 비해 억울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SK브로드밴드는 100% 자회사 전환이 성사되자 순익이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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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여러 미흡한 점이 존재한다. 알뜰폰을 제외한 ARPU를 공개하는 곳은 LG유플러스뿐이다. 3사 가입자 통계나 ARPU엔 매출액이 낮은 사물인터넷(IoT) 등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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