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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지난 금요일(20일) 주식시장 종료 후 전해진 소식이다. SK텔레콤의 부인에도 불구 시장의 관심은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언제 합병할 것인지’로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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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을 기정사실화 하는 이유는 이미 경쟁사는 유무선통신 사업을 하나로 합쳤기 때문이다. 인터넷TV(IPTV)사업도 마찬가지다. 형태는 약간 다르다. KT는 2009년 유선이 중심이 돼 무선 KTF를 흡수했다. LG유플러스는 2010년 무선 LG텔레콤을 핵심으로 유선 LG파워콤 LG데이콤을 하나로 모았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합병을 한다면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흡수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경쟁사의 변화에도 불구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합치지 않았던 것은 합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 실적이 좋지 않다. SK텔레콤은 지난 2008년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로 이름을 바꿨다. SK브로드밴드는 ▲2008년 227억원 ▲2009년 1092억원 ▲2010년 605억원 등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부실 자회사를 흡수하면 흡수한 쪽 주주의 반대도 감당키 어렵고 흡수당하는 쪽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등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합병을 하던 하지 않던 SK브로드밴드 실적 개선이 필요했다. 유선시장은 포화상태임에도 불구 가입자 유지를 위해 소모적 마케팅 경쟁이 심각했다. SK브로드밴드 단독으로는 답이 없는 상태. SK텔레콤이 꺼낸 카드는 SK텔레콤이 이 경쟁을 대신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2010년부터 SK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 재판매를 개시했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 재판매를 계기로 턴어라운드했다.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2010년 359만9169명 ▲2011년 329만3524명 ▲2012년 306만8041명 ▲2013년 284만2115명▲2014년 274만9600명 등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2010년 40만2738명 ▲2011년 89만8368명 ▲2012년 132만6082명 ▲2013년 172만6990명 ▲2014년 206만893명 등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이를 상쇄하고 남았다.

가입자도 가입자지만 재무적 도움은 더 컸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에 준 재판매 대가는 ▲2010년 320억원 ▲2011년 1462억원 ▲2012년 2304억원 ▲2013년 2894억원 ▲2014년 3147억원 등 2010년부터 2014년까지 9.8배 늘어났다. SK브로드밴드의 마케팅비는 ▲2009년 4130억원 ▲2010년 3288억원 ▲2011년 3043억원 ▲2012년 3138억원 ▲2013년 3593억원 ▲2014년 3609억원 등 3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2011년 649억원 ▲2012년 816억원 ▲2013년 732억원 ▲2014년 582억원 등 마케팅비와 동조하는 모양새다.

유통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공유하고 브로드밴드미디어 등 SK브로드밴드에 딸린 손실 회사들도 정리했다. 2009년 1905명이던 직원 수는 2014년 1586명으로 감소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언제 어떻게 합병할 것인가. 현 시점에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관계는 단순 합병보다 SK그룹 통신 관계사 사업조정이라는 판이 관전포인트다. 즉 '언제'보다 '어떻게'가 관건이다.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만든 것은 전술적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작년 여름 불거졌던 SK텔레콤 회사분할설 등을 감안하면 다양한 새 판 짜기가 가능하다. SK텔레콤 자체가 안고 있는 제약을 털 기회다. SK브로드밴드 합병은 지금의 SK텔레콤보다 이 과정에서 분할된 SK텔레콤과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이 때 SK브로드밴드 역시 지금의 SK브로드밴드가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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