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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5’가 폐막했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현지시각) 4일 동안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모바일 업계 현재와 미래를 궁금해 하는 이와 기회를 잡으려는 이로 북적였다. 행사를 주최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200개국 9만3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역대 최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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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행사 개막 하루 전 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5’를 개최했다. 5500여명의 전 세계 언론과 업계 관계자가 행사를 지켜봤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를 보기 위해서다. GSMA는 글로벌 모바일 워드에서 전례 없던 특별상 ‘MWC2015 최고 휴대폰 태블릿 또는 기기(Best New Handset, Tablet or Device @Mobile World Congress 2015)상’을 만들어 갤럭시S6엣지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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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분야 올해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삼성전자는 예전처럼 세를 과시하지도 다른 삼성전자의 제품군을 소개하지도 않았다. 철저히 실리를 추구했다. 삼성전자가 노린 것은 갤럭시S6와 갤럭시S6를 통한 기업(B2B) 시장 기반 확대다.

물론 삼성전자가 그동안 기업 공략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MWC를 기업 공략 기회로 활용했다.

<관련기사: [MWC2012] 삼성전자, 이제 모바일 B2B다…교육·자동차·POS 공략>

2013년엔 MWC 전시관 이동 및 확장에 맞춰 네트워크 전시관을 따로 마련했다.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장 신종균 사장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시장을 새롭게 집중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보안 플랫폼 ‘녹스’가 첫 선을 보인 것도 2013년 MWC에서다. 2014년엔
애플리케이션(앱) 전시관을 개관하고 녹스2.0을 소개했다.

<관련기사: [MWC2013]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 ‘태블릿·B2B, 스마트폰처럼 1등한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삼성전자의 MWC는 너무 많은 것을 한 자리에서 해결하려고 했던 문제를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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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갤럭시노트10.1’ 2013년 ‘홈싱크’ 2014년 ‘기어2’ 및 ‘기어핏’ 등 태블릿 클라우드 스마트시계 신제품 발표에 관심이 흩어졌다. 바다와 타이젠 운영체제(OS) 지원 전시 및 행사 등 역량도 분산됐다. 직전 또는 직후 공개한 스마트폰은 경쟁력이 떨어졌다. 스마트폰 외적 성과도 없었고 스마트폰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기업 공략은 지지부진했고 스마트폰 판매량과 수익성은 경쟁사의 추격을 허용했다.

이랬던 삼성전자가 달라졌다. 큰 틀은 유지했지만 스토리텔링의 초점을 기업에 맞췄다. 언팩부터 전시 그리고 설명회까지. 일반인보다 관계자에 집중한 모양새다. 공간의 구성부터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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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팩은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만의 행사로 꾸몄다. 발표가 예상됐던 스마트시계는 없었다. 행사 시간을 1시간 안쪽으로 단축해 지루함을 덜었다. ‘아이폰6플러스’와 비교까지 할 만큼 자존심을 버렸다. 언팩 직후 제품 체험은 언론과 파트너로 나눠 실시했다. 파트너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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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과 함께 공개한 전시관도 언팩과 궤를 같이 했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체험은 언론과 파트너에게 제공했다. 체험관 크기는 파트너 공간이 더 컸다. 제품만 있었던 언론 체험관과 달리 파트너 체험관은 제품의 확장성에 주안점을 뒀다. 비즈니스 미팅룸을 파트너 체험관 위에 만들어 공간 활용을 극대화 했다. 다른 일로 삼성전자를 찾은 이도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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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8.1의 앱 전시관은 기업 솔루션과 기업용 앱 생태계 확장에 맞춰 꾸몄다. 개인 개발자행사를 열던 곳에선 기업 고객을 초청해 ‘삼성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녹스에 대한 강조도 잊지 않았다. 녹스는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에서 ‘최고 보안 및 사고방지 제품 또는 솔루션(Best Security/ Anti-Fraud Product or Solution)상’을 받았다.

결국 언팩으로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가 어떤 제품이고 경쟁사에 비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리고 전시관에서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쇼케이스에서 이 제품을 선택했을 때 기업에 얼마나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그리고 보안 위협을 덜 수 있는지를 전한 셈이다. 기업용 앱의 종류와 향후 생태계 확장 가능성은 덤이다.

스마트폰은 대부분의 가입자가 통신사가 유통하는 제품 중 선택해 구매한다. 기업용 스마트폰은 기업이 정한 것을 직원이 쓴다. 결국 삼성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를 일반엔 만져볼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메시지를 충실히 전달하려면 일반인보다 통신사와 기업에 중점을 두는 것이 옳다. 최근 대부분의 기업이 MWC를 이런 자리로 활용하지만 통신사에 국한된 자리가 많다. 삼성전자처럼 수일에 걸쳐 대규모로 일반 기업 대상 자리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삼성전자가 내년에도 이런 전략을 취할까. 올해 성과가 이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성과를 증명하면 이 추세는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대상은 스마트폰일수도 스마트시계일수도 헬스케어 등 솔루션이 될 수도 있다. 성과를 증명하지 못하면 미래는 오리무중이다. 현 무선사업부 경영진이 자리를 지키지 못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성과가 없는 경영진을 계속 놔두는 회사가 아니다. 머리가 바뀌면 전략도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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