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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지난 9월30일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미디어로그를 통해 ‘X3’를 출시했다.

X3는 ‘아너6’ 기반이다. 통신칩만 LG유플러스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기 위해 교체했다. 미디어로그는 LG유플러스 LTE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알뜰폰이다. LG유플러스 자회사다.

제품 사양은 무난하다. 5인치 고화질(풀HD, 1080*1920) 화면과 화웨이가 만든 기린920 옥타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채용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4버전(킷캣)이다. 카메라는 전면 500만화소 후면 1300만화소다. 두께는 7.6mm 무게는 135g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 시대 이후 애플을 제외한 해외 제조사가 사실상 전멸했다. 지난 5년 동안 벌어진 일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을 만든 모토로라는 휴대폰 법인을 없앴다. 소니에릭슨코리아는 소니코리아에 편입됐다. HTC코리아는 철수했다. 모회사의 부침에 한국 시장 특수성이 겹쳐 배겨나지 못했다. 최근 1~2년 동안 한국에 제품을 선보인 소니나 ZTE는 통신사가 아닌 자급제로 고개를 돌렸다. 알뜰폰과 손을 잡은 것은 화웨이가 처음이다.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출발은 좋지 않다. X3는 출고가 52만8000원 지원금 최대 18만3000원으로 출발했다. 알뜰폰 이용자의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를 감안하면 X3 실구매가는 38만원 안팎이다. 가격이 너무 높다. 미디어로그는 지난 15일자로 X3의 출고가를 33만원으로 내리고 지원금을 최대 30만원으로 늘렸다. 실구매가는 최소 3만원(LTE60)에서 최대 8만원(LTE30)까지 떨어졌다. 이제 된 것일까.

알뜰폰 가입자는 가계통신비에 관심이 많은 이용자다. 즉 합리적 소비자다. 합리적 소비자니 괜찮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적당한 가격에 출시하면 팔리지 않겠느냐는 접근은 순진한 발상이다. 이들에게 화웨이는 가격은 싸지만 삼성전자 애플이 아니고 LG전자와 팬택의 비슷한 사양의 제품보다 비싸다. 여기에 중국산이라는 태생적 약점이 존재한다. 위치를 잘못 잡았다.

미디어로그에서만 비교해도 이 문제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소비자가 중국산에 기대하는 점 ‘높은 사양임에도 불구 저렴한 가격’이라는 대명제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로그가 취급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3종이다. X3와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제품은 ‘갤럭시윈(출고가 29만7000원)’이다. LTE30 요금제 갤럭시윈 구매가는 7만3630원이다. 갤럭시윈의 사양은 X3에 비할 바가 못 된다. 4.66인치 WVGA(480*800) 화면에 500만 화소 카메라다. 그래도 이 제품은 ‘갤럭시’다.

싼 쪽의 선택지는 또 있다. LG전자 ‘F70(출고가 25만9600원)’이다. 갤럭시윈과 유사한 사양이다. LTE30 요금제 구매가는 5만원이다. 화면도 크고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도 있는 다시 말해 더 높은 사양임에도 불구 싼 폰도 있다. 팬택 ‘베가넘버6(출고가 31만9000원)’다. 이 제품은 5.9인치 풀HD 화면을 갖췄다. LTE30이면 5만4090원이다.

현재로써는 화웨이가 국내에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통신사는 냉정하다. 재고가 소진되지 않으면 새 물건을 받지 않는다. 미디어로그에서 고전한 회사를 다른 통신사가 더 좋은 조건으로 접근할리 만무하다. 소비자도 냉정하다. 관심과 구매는 다른 영역이다. 그나마 중국산에 대한 관심도 샤오미로 옮겨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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