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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중계기는 기지국(매크로셀)에서 쏘는 이동통신 전파가 도달하기 어려운 지역, 지하나 건물 안에 설치해 그곳에 있는 사용자를 수용하는 기기다. 새로운 건물은 하루가 멀다고 올라가고 통신 품질에 대한 만족도는 까다로워진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계기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도구, 제조사는 박리다매를 통해 안정적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롱텀에볼루션(LTE) 시대는 통신장비 생태계도 바꿨다. 기지국 장비는 구조가 변했고 싸졌다. 중계기가 담당할 역할 일부를 기지국이 차지했다. 음성 통화는 연결성이 데이터 통화는 용량이 중요하다. 전달자인 중계기보다는 연결에 특화된 중계기보다 용량에 특화된 펨토셀(스몰셀, 소형 기지국)이 필요해졌다.

씨에스는 1999년 설립한 중계기 회사다. 2006년 코스닥에 등록했다. 연간 600억원 정도 매출액을 올린다. 직원은 120명. 연구개발(R&D)이 절반이다. 2009년까지 이동통신 시장 확대와 더불어 성장했지만 최근은 고전 중이다. 앞서 언급한 이유 탓이다. 100여개에 달하던 국내 중계기 업체는 10여개로 줄었다. 중계기는 끝인가. 씨에스 마케팅본부 이천복 상무는 ‘아니다’라며 눈을 해외로 돌리면 시장은 여전히 넓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과 지속적 관계를 가져온 것이 생존과 새로운 기회를 찾는데 큰 힘이 됐습니다. 중소기업이지만 SK텔레콤에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는 사실이 해외 통신사에게 신뢰를 줬지요. 사례를 보여 달라는 요구가 들어왔을 때는 SK텔레콤이 관련 내용을 설명하며 측면 지원을 해줬고요. 일본 통신 3사와는 상당히 구체적 얘기가 진행 중입니다. 15개국에 장비 협상을 하고 있고 곧 가시적 성과가 있을 예정입니다.”

국내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새 주파수로 통신 서비스가 구축되고 있다. 변했다. 서비스 환경은 광대역으로 전환을 시작했다. 시장은 줄었지만 업체도 줄었다.

“기존 중계기 업체가 생존과 사업 다변화에 실패한 이유는 본연의 사업을 버리고 신규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고 이것저것 안 해본 것이 없습니다. 신규 사업으로 여겼던 것이 생각보다 시장 성장이 더디면 중소기업은 그냥 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존 사업은 새로운 기회를 찾고 신규 사업은 신규 사업대로 점진적 성장을 노리는 전략을 취했던 것이 생존의 디딤돌이 됐습니다. 모태를 바꾸면 죽습니다. 신규 사업은 추가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신규 사업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비중 전환을 하는 것이고요.”

이 상무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회사 체질의 변화를 추구할 때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다. 다각화의 시점을 놓쳐서는 안 되지만 변화를 너무 빨리 추진해도 회사 존립이 위태로워진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씨에스는 사물통신(M2M)과 배터리를 미래 사업으로 여기고 있다. M2M은 SK텔레콤의 소상공인용 솔루션 ‘마이샵2.0’용 단말기 공급으로 배터리는 남산 순환버스용 차량 배터리 공급 등으로 성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 방송 장비 쪽도 들여다보고 있다.

‘강한 회사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회사가 강한 것’이라는 경영의 격언이 씨에스를 통해 한 번 더 증명되는 것일까. 씨에스에게 남은 과제는 흑자전환이다. 지금의 흐름이라는 그리 먼 일은 아니다. 씨에스가 중소기업 성공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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