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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은 자신이 있는데 브랜드에서 밀린다.” 팬택 박병엽 대표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휴대폰 전문 업체 팬택을 지난 22년간 이끌어오는 동안 수없이 반복했던 얘기다. 작년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양과 출시일이 엇비슷해지면서 브랜드는 제품 못지않은 경쟁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박 대표의 말처럼 팬택은 제품을 써보면 좋다는 것을 설득시킬 수는 있는데 제품을 써보도록 하는 싸움에서 고전했다.

그 사이 스마트폰 시대 들어 역전에 성공했던 LG전자가 다시 치고 올라왔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의 기능에서 스마트폰의 가치로 구매의 무게를 옮겼다.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빠질 수 없다. 마케팅은 자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와 자본으로 겨루기는 어렵다. 자본이 부족하다면 그 브랜드 제품이 매우 특색이 있어야 한다. 팬택은 결국 해답을 제품에서 찾았다.

스마트폰이 엇비슷해진 면은 사양만이 아니다. 디자인도다. 디자인의 중요성은 이미 2년 전부터 강조돼왔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디자인을 두고 특허전쟁 중이다. 그덕분에 소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 시리즈를 구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나머지에 대한 인상은 없다. LG전자 ‘옵티머스G프로’를 보고 삼성전자 ‘갤럭시노트’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던 것도 그래서다.



팬택의 베가 스마트폰의 새 정체성은 ‘금속’이다. 그것도 ‘하나로 이어진 금속테두리(Endless Metal)’.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몸체에 하나로 이어진 금속테두리를 활용하는 것은 팬택이 세계 최초다. 금속을 사용한 첫 제품 이름은 ‘베가아이언(모델명 IM-A870S/K/L)’이다. SK텔레콤용 베가아이언을 출시 전 빌려 1주간 사용해봤다. 베가아이언에 대해 2회에 걸쳐 분석한다. 1회는 ‘금속이 주는 가치’다.

금속 테두리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다. 여기에 스테인리스는 강도와 세공 측면에서 유리하다. 스테인리스에 가는 선을 긋는 헤어라인 공정까지. 플라스틱과는 번쩍임이 다르다. 누가 봐도 베가아이언이다. 차별화는 일단 성공이다.

팬택보다 앞서 금속에 착안했던 애플도 HTC도 하나로 이어진 금속을 쓰지 못했다. 다른 회사는 금속 느낌을 주는 플라스틱을 썼다. 팬택도 마찬가지였다. 끊어서는 애플과 HTC의 방법이 있었지만 다른 문제가 있었다.

팬택은 금속과 함께 ‘제로 베젤(화면 테두리)’을 추진했다. 제로 베젤은 화면의 테두리를 최소화 하는 기술. 화면이 커지면 테두리가 얇아야 손에 쥐기 쉽다. 테두리가 얇으면 화면 몰입감도 높아진다. 대신 테두리가 없으면 화면 파손 위험이 크다. 일체형 금속 테두리가 대안이다. 베가아이언의 화면 테두리는 2.4mm. 5인치 화면을 갖춘 제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 손 조작이 크게 불편치 않다.

금속 테두리 덕에 가능해진 차별화 포인트 하나 더. ‘쥬얼리 라이팅’이다. 모서리는 금속이 아니었다면 작은 충격에도 깨지는 부분이다. 베가아이언은 오른쪽 상단 모서리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배치했다. 사용자 설정에 따라 ▲전화 ▲메시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배터리 ▲카메라 ▲모션 및 음성 인식 ▲녹음 ▲알람 등 다양한 환경을 7가지 색상으로 알려준다. 화면 전면에서만 또는 플립커버를 열어둬야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뒤집어둬도 볼 수 있게 뚫려있다. 베가아이언 정품 플립커버도 그 자리가 비어있다.

금속이 전파의 송수신을 방해하는 문제는 끊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를 하나의 안테나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피해갔다. 내부 안테나와 상호보완 역할이다.



팬택은 베가아이언 초기 구매자에게 정품 플립커버를 증정한다. 그러나 베가아이언은 플립커버를 씌우는 것보다 씌우지 않은 것이 예쁜 제품이다. 플립커버를 쓰면 근거리무선통신(NFC)도 활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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