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이 끝났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세계 최초로 ‘갤럭시노트8.0’을 공개했다. 작년처럼 관람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이벤트는 없었다. 삼성전자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장 신종균 사장은 “올해부터 태블릿PC도 도약을 할 것”이라며 갤럭시노트8.0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는 작년 MWC에서도 ‘갤럭시노트10.1’을 공개하며 스마트 기기 전시는 태블릿에 중점을 뒀다.

전시관 배치나 관람객의 관심은 갤럭시노트8.0이 주인공이었지만 향후 삼성전자 하드웨어 생태계를 끌어갈 제품도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완제품 사업 구도 자체를 흔들 수도 있는 물건이다. 바로 가정용 클라우드센터 ‘홈싱크’가 그것이다.

<관련기사: [MWC2013] 가정용 클라우드는 왜 필요할까?…삼성 ‘홈싱크’ 체험기>

홈싱크의 핵심은 미디어 허브뿐 아니라 삼성전자 TV와 스마트 기기를 연결하는 서버 역할을 하는 점이다. 삼성전자 홈네트워크 즉 하드웨어 플랫폼(올쉐어 프레임워크) 중심이 홈싱크가 되는 셈이다. 저장공간이 1TB라는 점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내장한 점 등은 큰 의미가 없다. 저장공간은 확장할 수 있고 OS는 바뀔 수도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세트 사업은 소비자가전(CE)부문과 IM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CE부문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를 IM부문은 무선사업부, 정보기술(IT)솔루션사업부, 네트워크사업부, 디지털이미징사업부 및 미디어솔루션(Media Solution)센터 등을 총괄한다. CE는 윤부근 사장이 IM은 신종균 사장이 맡고 있다. 윤 사장은 꾸준히 주목을 받아 온 신 사장은 갤럭시로 새롭게 떠오른 삼성전자의 차기 대표 후보군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동안 삼성전자가 추진해 온 홈네트워크 중심은 TV였다. 완제품 사업에서도 단연 TV가 돋보였다. 작년까지 삼성전자 TV는 7년 연속 세계 1위다. 판매량도 매출액도 1위다. TV의 성공을 발판으로 다른 완제품 사업이 세계화를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신 이미지도 TV가 원조다. ▲액정표시장치TV(LCD TV) ▲발광다이오드TV(LED TV) ▲스마트TV까지 삼성전자가 전 세계 TV시장 흐름을 이끌었다. TV 디자인 시대 역시 삼성전자가 열었다. 삼성전자의 보르도TV는 TV를 거실 인테리어의 일부로 녹이는 신호탄이었다.

2015년 생활가전 세계 1등 전략에도 TV가 머리가 되는 홈네트워크가 중요한 자리를 잡고 있다. 작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2’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TV에 연결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오븐을 시연했다. 조작은 스마트폰 앱으로 했다.

<관련기사: [IFA2012] 삼성, 가전 세계 1위 비밀무기는?…‘스마트TV+끊임없는 연결’>

모바일을 하나로 묶은 홈싱크와 가전을 하나로 묶은 스마트TV는 결국 충돌할 수밖에 없다. 값이 싸고 이용하기 편하고 이익이 많이 나는 쪽으로 수렴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협력보다 경쟁을 강조하는데다가 부문마저 다르기 때문에 전략적 실기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CE는 홈싱크가 성공하게 되면 고사양 스마트TV의 미래가 불투명해진다. 소비자는 통신기능을 갖춘 모니터 즉 TV 본연의 기능에만 충실한 제품만 있으면 된다. 삼성전자 TV 1위 수성에 있어 판매량은 외부의 매출액은 내부의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 꼴이다. IM은 홈싱크가 잘되면 또 하나의 수익원이 생기는 것이고 실패해도 크게 잃을 것은 없다. CE보다 위험은 적고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은 크다.

IM부문은 당초 홈싱크를 오는 14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하는 ‘삼성 언팩 2013 에피소드1’에서 발표하려 했다. ‘갤럭시S4’에 집중하도록 MWC로 발표 시기를 당겼다. 판매 계획과 가격은 언팩 이후 공개한다. IM부문 내에서도 이 기기에 대해 기울이고 있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홈싱크의 판매방식은 개인(B2C)과 기업(B2B) 둘 다 검토 중이다. B2C보다는 B2B에서 결과를 내는 것이 홈네트워크 주도권을 잡는데 유리하다. B2B에서도 통신사나 방송사(셋톱박스)보다 건설사(홈오토메이션)와 연계가 될 경우 기기의 성격도 명확해지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모바일과 스마트라는 시대의 파고는 삼성전자의 홈네트워크 전략은 물론 회사 구조 및 인사까지 흔드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 파고가 얼마나 커질지 이 파고를 CE부문 즉 TV는 넘을 수 있을지 휩쓸려 나갈지도 주목된다. 비단 삼성전자의 내부 문제가 아닌 업계의 미래 모습도 이 대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댓글 쓰기

저작권자 © 딜라이트닷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