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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부터 11일(현지시각)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3 인터내셔널 CES(CES 2013)’은 PC 업계에 숙제를 제출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강한 경고를 날렸다. PC만 집중하다가는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가 머지않았다는 신호다.

경고를 보낸 곳은 부품 업계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윰(YOUM)’을 보여줬다. 윰은 기존의 유리 기판 대신 매우 얇은 플라스틱을 적용, 휘어질 뿐만 아니라 깨지지 않는 디스플레이 솔루션이다. LG디스플레이는 종이처럼 접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7인치형 화면 2개를 붙여 접을 수 있도록 설계된 전자책용 디스플레이다.

삼성은 CES 2013 기조연설에 나선 시스템LSI 사업부 우남성 사장이 보여준 동영상을 통해 2개의 콘셉트 스마트폰을 소개했다. 바로 반으로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폰과 두루마리처럼 화면이 튀어나오는 스마트폰이다.

접는 디자인이라면 현재 공개된 최대 크기 스마트폰 6.1인치 화웨이 ‘어센드메이트’ 기준으로 스마트폰 화면은 12.2인치까지 커진다. 삼성전자 10.1인치 태블릿 ‘갤럭시탭 10.1’에 활용하면 태블릿 화면은 20.2인치까지 커진다. 두루마리 디자인이라면 이보다 더 커길 수도 있다. 플랙서블 디스플레이는 내년 본격 상용화 될 전망이다. 접는 디자인 두루마리 디자인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기다림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화면 크기 제약을 벗어난다는 점은 PC가 가진 우위가 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새로운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상용화 되더라도 가격 부분 때문에 PC 업계에 당장의 위기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애플이 휴대폰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현재 상황을 예측했던 곳은 없다.

애플 ‘아이폰’의 등장은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스마트폰 대두는 휴대폰 업계와 시장뿐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시장 전체를 흔들었다. 스마트폰은 대부분 모바일 단말기 영역을 흡수했다. 스마트폰의 확대판인 태블릿PC는 이같은 추세에 기름을 부었다.

PC는 이미 태블릿의 영향권이다. 넷북은 사라졌다. 스마트폰은 10인치 이상 태블릿은 20인치 이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부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 외에는 PC가 필요 없어질 확률이 높다. PC의 중앙처리장치(CPU) 못지않게 모바일 기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발전도 빠르다. 클라우드라는 기술은 단말기 자체 사양을 벗어나 고성능 작업도 할 수 있게 해준다.

PC 운영체제(OS)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같은 상황 때문에 윈도 OS를 AP용으로도 만들었다. PC CPU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인텔은 이같은 상황 때문에 꾸준히 모바일 CPU를 내놓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아직 재미를 보고 있지는 못하다. MS는 구글에게 인텔은 퀄컴에게 경쟁자라고 불리기도 민망한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도 구글은 MS에게 퀄컴은 인텔에게 작년 하반기 처음으로 시가총액을 앞섰다.

▲MP3플레이어 ▲개인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전자사전 ▲내비게이션 ▲전자책 단말기 그리고 ▲디지털카메라까지. 전문회사는 어려움에 빠졌고 관련 시장을 줄어들었다. 컨버전스 단말기(여러 기능을 구현한 1개 단말기)와 디버전스 단말기(다른 기능은 없지만 전문영역에 충실한 1개 단말기) 경쟁구도는 컨버전스의 승리다.

국내로 놓고 보면 전문 영역 모바일 기기 업체가 하나씩 둘씩 존폐 위기에 놓인 것은 국내 스마트폰 활성화 2년도 채 안돼서다.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만 주인이 바뀐 곳도 탈출구를 모색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곳도 문을 닫은 곳도 있다. 글로벌 PC 업계가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상용화 이후 3년 안에 맞이할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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