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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통신비 과다 논란이 거세다. 이동통신이 타깃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지난 3분기 2조원 넘는 돈을 마케팅비에 쏟은 사실이 드러나며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통신 3사는 ‘통신비가 높은 것은 단말기 가격이 합산돼 벌어진 착시 효과’라고 맞섰다. 국내 출시 휴대폰은 대부분 통신사 관계사(SK네트웍스)와 통신사(KT LG유플러스)가 제조사로부터 공급을 받아 전국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통신비에서 단말기 값이 문제라면 통계를 수정하거나 단말기 유통을 분리하면 된다. 통신사는 전자를 원한다. 통신사 자체로도 단말기 유통을 놓을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

12일 SK네트웍스가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 1일과 5일 LG유플러스와 KT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SK네트웍스는 SK텔레콤용 단말기 유통을 담당한다. SK텔레콤 단말 유통 사업을 하는 인포메이션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마케팅(IM) 사업부 3분기 매출액은 2조1791억원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손익계산서상 단말기 매출을 각각 상품매출액과 단말매출로 표기한다. 유무선 통합 탓에 셋톱박스 등 일부 유선상품 매출이 섞여 있지만 대부분 이동통신 단말기다. KT 별도기준 지난 3분기 상품매출액은 1조3020억원이다. LG유플러스 연결기준 지난 3분기 상품매출액은 1조128억원이다. 3사의 3분기 단말 매출은 총 4조4939억원이다.  3분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관련 매출액 총합은 5조7271억원이다.

3분기 단말 매출이 각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SK네트웍스 29.7% ▲KT 25.2% ▲LG유플러스 35.7%다. 단말기 매출을 제외하면 기업 외형 판단 기준이 되는 매출이 급감한다.

단말기 유통은 매출보다는 이익 기여도가 높다. 3분기 SK네트웍스 IM사업부 영업이익은 377억원이다. KT의 상품매출에서 상품구입비를 뺀 금액은 610억원이다. LG유플러스 단말매출이익은 1749억원이다. 3분기 단말 이익이 각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SK네트웍스 75.1% ▲KT 14.9%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6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단말기 이익이 없었다면 적자는 2000억원을 넘을 수 있었던 셈이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유통비용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실제 단말기 판매 영업이익은 이보다 다소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SK네트웍스와 KT LG유플러스의 단말기 관련 영업이익은 제조사가 직접 유통했다면 발생할 수 없는 금액이다. 영업이익은 결국 제조사가 납품한 가격보다 비싸게 소비자에게 판매했다는 소리다. 통신사는 유통 자회사를 통해 눈에 드러나지 않는 단말기 유통 수익을 추가로 거두고 있다. 국내 단말기 출고가는 세금 사후서비스(AS) 외에도 이런 내용이 반영돼있다.

통신사 중심 유통 구조는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통신사 중심 유통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가 없는 것도 아니다. 단말기 자급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보조금제 등 통신사 중심 유통 구조에 익숙한 소비자의 외면과 제품 출시를 꺼리는 제조사 탓에 정착은 요원하다. 현실적 문제도 있다. 전국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은 3만여개가 넘는다. 현행 유통 구조를 하루아침에 바꿀 경우 이들 중 대부분은 고사할 우려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한 팬택과 외국계 제조사가 전국 유통망을 갖추는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도 문제다.

통신사가 출고가를 걸고넘어지는 것은 이런 배경이 있다. 유통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출고가만 낮추면 통신사와 통신사 관계사 매출 일부는 줄겠지만 이익은 그대로 가져갈 확률이 높다. 제조사는 매출도 줄고 이익도 준다. 소비자 혜택은 제대로 주어질지도 미지수다. 보조금을 줄이고 위약금을 늘리면 도루묵이다. 통신사는 명분과 실리 둘 다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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