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양을 위해 KT가 움직이고 있다. KT 구현모 대표가 2021년 5G사업부문 흑자 전환, 50% 배당성향을 약속했다.

 

구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애널리스트?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를 통해 배당 정책과 경영 목표를 발표한 후,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지속성장을 위한 전사 전략방향을 제시한 만큼, 증권업계는 긍정적인 평가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T 경영진 전망이 실제로 실현될 수 있느냐인데, 하나금융투자에서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KT CEO 투자가 미팅 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2020~2022년간 장기 실적 전망이 낙관적이고 주가 1~2단계 향상이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성향 50%는 KT가 민영화된 후 2003년부터 10년간 지속해온 배당성향 50% 이상 또는 주당배당금(DPS) 최소 2000원이라는 정책으로의 복귀다. LTE 부진 이후 정상화됐다는 의미”라며 “KT가 제시한 배당정책 및 경영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며, 실적 개선과 안정적 배당은 결국 저평가된 주가의 정상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업설명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배당이다. 구 대표는 배당정책과 관련해 별도기준 조정 당기순이익 50% 이상 지급 원칙을 제시했다. 최소한 전년 배당 수준인 주당 1100원 이상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2022년 주당배당금(DPS)는 1500원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이석채 전 회장 시절, KT는 지나친 배당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주당 2000원 배당금을 지급하고, SK텔레콤보다 높은 배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실적에 비해 과도한 현금을 배당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구 대표는 배당성향을 높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다. 비용통제 의지와 5G 영업이익 턴어라운드 기대에서 비롯된다.

 

우선, KT는 효율적인 설비투자비(CAPEX) 집행과 마케팅비용 지출 통제 의지를 확실히 했다. 특히, 내년부터 연간 1000명의 자연스러운 인원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인건비 비중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마케팅비용은 전분기대비 90% 수준으로 축소됐고, 5G 투자에서도 속도 조절에 들어서겠다고 밝혔다”며 “전체 투자 규모 기준으로도 4G에 비해 적게 투입될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해 7000억원 수준인 영업이익을 2022년 1조원까지 늘리고, 2021년 5G 부문에서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기업(B2B)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미디어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B2B 수주규모는 2016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3000억으로 성장했고, 매출 비중 또한 31%에서 34%로 늘었다. 미디어사업 성과를 위해서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콘텐츠 플랫폼을 수용할 수 있는 개방형 전략을 채택한다.

 

취임 이후 구 대표는 벌써 두 번이나 투자자 앞에 섰다. 시장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시그널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실질적인 사업성과 창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 대표가 KT 주가 상승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구 대표는 취임 당시 주주총회를 통해 주가부양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당시 구 대표는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선정된 이후 자본시장을 포함해 다양한 관계자를 만나, 우려와 기대를 실감했다”며 “주주 기대를 알고 있다.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사업에 역량을 모아 기업가치를 향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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