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예상한대로 ‘국제가전박람회(IFA)2018’을 통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를 선보였다. 8K는 ‘7680×4320’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기존 울트라HD(UHD)의 해상도가 ‘3840×2160’이니 숫자만 따지면 4배 더 많은 화소수를 가지고 있다. UHD가 ‘초고해상도’이니 8K는 ‘초초고해상도’라고 불러야 할까?

 

일각에서는 8K 무용론을 말한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 UHD 방송조차 제대로 시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8K가 무슨 소용이냐는 것.

 

2010년대 초반으로 돌아가 보면 정답은 아니어도 대략 나아갈 방향이 보인다. 당시 TV 시장은 ‘스마트’ 열풍이 대단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나타난 결과였다. 전 세계 TV 시장 1위였던 삼성전자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잠시 3D가 이슈였으나 유행에 그쳤고 언제까지 화면크기·해상도와 같은 단순한 경쟁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하지만 세상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 전통적인 TV뿐 아니라 온갖 업체가 스마트TV에 손을 뻗었으나 결과적으로 헛똑똑이가 됐다. 시장은 여전히 더 큰 화면과 해상도를 요구했고 UHD는 그렇게 시대의 요구사항이 됐다.

 

사실 삼성전자조차 UHD TV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콘텐츠 부족, 지상파·통신망 미비 등을 언급하며 언젠가 대중화되겠지만 당장은 쉽지 않다는 시각이었으나, 예상외의 시장 반응에 뻘쭘한 입장이 됐다. 허둥지둥 신제품 출시에 나섰을 정도다.

 

시장조사업체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 미지의 영역이라지만 이렇게까지 UHD TV가 잘 나갈 줄 몰랐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반기, 분기가 아니라 월별로 연간 전망을 고쳐서 발표하는 일이 반복됐다.

 

돌아와서 8K는 어떨까. UHD TV가 보급되던 당시와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삼성전자, LG전자의 움직임이 기민해졌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는, 일종의 학습효과가 반영된 모습 같다. 여전히 TV 시장 1위(삼성전자)와 2위(LG전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출하량은 줄었고 중국 업체의 공세가 한층 거세졌다. 전체 TV 시장은 2억5000만대 내외에서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1·2위의 출하량이 떨어졌다는 것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8K라는 프리미엄 제품이 얹어졌으니 이제 UHD TV는 풀HD를 완전히 밀어낼 가능성이 크다. 풀HD조차 처음 등장했을 때 같은 상황(콘텐츠 부족)을 겪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디스플레이라는 제품은 원초(原初)의 영역이 무척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이수환기자 블로그=기술로 보는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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