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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왜 하드웨어에 집착할까?

통신방송 17.07.21 09:07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애플은 그 어떤 업체보다도 하드웨어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과거에는 독자적인 PC 규격을 유지하기 위함이었으나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부터는 공급망관리(SCM)의 원활함을 확보하면서 고유의 철학을 만들어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애플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도 수차례 언급했지만 배터리를 많이 넣으면 사용시간이 길어지는 대신에 무게와 두께가 불리해진다. 반대로 휴대성이 높아지면 배터리가 부족해져 사용시간에 손해를 본다. 이런 두 가지 상충되는 가치를 두고 얼마나 타협하느냐가 애플의 철학을 읽는 핵심이다.

 

이는 아이폰 역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아이폰4 이후 애플은 거의 규격화된 메인보드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성능은 높이고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리는데 초점을 뒀다. 당연하지만 두께와 무게를 유지하기 위해 배터리 용량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공을 들인 것은 패키징이다. 애플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대만 TSMC가 생산한다. ‘InFO WLP (Integrated Fan-Out Wafer-Level Package)’라 부르는 패키징 기술 덕분이다. 이 기술은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an Out Wafer Level Package, FOWLP)’의 일종으로 보다 얇은 패키지를 구현하면서도 밀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쉽게 말해 같은 면적에서 더 높은 성능의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애플이 원하는 하드웨어 개발과 일맥상통한다.

 

위탁생산(파운드리)이나 패키징은 외부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사실 애플은 자체적으로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만드는데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PA세미와 아노비트테크롤로지다. PA세미는 자체 AP를 만드는데, 아노비트테크놀로지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에 활용됐다. 물론 이전에도 애플은 시스템반도체에 일가견이 있었다.

 

결국 완제품보다는 핵심부품 생산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2013년 7억달러(약 8100억원)을 들여 세계 최대의 인조 사파이어 공장을 만들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물론 이 프로젝트는 사파이어 양산에 실패하면서 흐지부지 됐지만 애플이 당장 부품을 만든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는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비슷한 케이스다. 장비(캐논토키)에서부터 소재(삼성SDI)에 이르기까지 모두 애플이 깐깐하게 고른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도 비슷한 경우다. 이미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해 기초적인 연구개발(R&D) 수준에 올라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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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해야할 기술적 과제가 상당해 상용화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어떻게 시장이 확대될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OLED와의 공동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결국 애플이 하드웨어에 집착하는 이유는 SCM의 견고함으로 하청업체를 쥐어짜면서 영업이익의 극대화, 그리고 고유의 철학을 계속해서 유지해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면 된다. 마이크로 LED나 플렉시블 OLED, AP, 낸드플래시 등 핵심부품 역량은 차세대 디바이스에 그대로 접목될 가능성이 높다. 접히는 스마트폰이나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등이 대상이다.

 

[이수환기자 블로그=기술로 보는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