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의 새 주인이 조만간 결정된다고 합니다. 소프트포럼 컨소시엄, 하나온컨소시엄, 액티엄 중 하나가 그 주인공이 될 예정입니다.한컴은 지난 10년 동안 회사 주인이 7번이나 교체됐습니다. 경영이 불안정하다 보니 회사의 발전 속도는 더딜 수 밖에 없었습니다. IT업계에서는 한컴이 이번에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회사에 인수돼 안정적으로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이 세 컨소시엄 중 어느 회사에 인수되는 것이 한컴이 장기적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까요?소프트포럼 컨소시엄은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소프트포럼과 큐캐피탈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입니다. 하나온컨소시엄에는 부동산 개발업 체인 하나온과 두산그룹 계열사인 네오플럭스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액티엄은 표문수 전 SK텔레콤 사장이 창립한 사모투자 회사입니다.액티엄이야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컴을 인수한 이후 구조조정을 한 다음 재매각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인수전에 참여한 것입니다.하나온컨소시엄의 경우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네오플럭스가 참여하면서 두산그룹이 SW산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한컴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었지만, 네오플럭스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라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현재 업계에서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떠오른 것은 소프트포럼입니다. 소프트포럼은 큐캐피탈과 손을 잡으면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일각에서는 보안 솔루션 업체인 소프트포럼이 한컴을 인수한다면, 한컴의 SW 사업을 장기적 안목으로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소프트포럼 스ㅅ스로 소프트웨어 회사이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기대일 뿐 실현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소프트포럼은 공개키구조(PKI) 전문업체로, 한컴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소프트포럼의 솔루션은 거의 금융권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한컴의 정부 및 공공부문 시장 장악력을 이용할 여지도 별로 없습니다.결국 소프트포럼 역시 한컴의 제품이나 기술보다는 재무적 이유로 한컴을 욕심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소프트포럼의 김상철 회장은 M&A의 귀재라고 불리는 인물입니다. 회사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일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소프트포럼이 SW 업체이기 때문에 한컴의 SW사업을 키워줄 것이라는 기대는 아이티플러스의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소프트포럼은 수년전 자회사 에스에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아이티플러스라는 회사를 인수 한 바 있습니다. 아이티플러스는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로 국내 시장에서는 어느정도 명성을 갖춘 회사였습니다. 코스닥에도 상장됐었습니다.그러나 아이티플러스는 에스에프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된 이후 우회상장의 도구로 이용됐습니다. 인수측은 처음에 아이티플러스의 SW사업에 계속 투자해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6개월만에 팔아 시세차익 100억원을 실현했습니다.이 과정에서 아이티플러스는 SW사업을 포기했습니다. 이 SW사업은 현재 지티원?지티플러스이라는 회사에서 이어가고 있습니다.결과적으로 한컴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세 컨소시엄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컴의 기술과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관심보다는 시세차익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섣부른 추측이지만, 세 컨소시엄 중 하나가 인수한다고 해도 1~2년 안에 한컴이 다시 M&A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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