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목)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익스플로러9(이하 IE9) 베타버전이 정식 공개됩니다. 한국MS는 이날 삼성동 코엑스에서 IE9 베타에 설명하는 웹 개발자 대상 컨퍼런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MS가 IE9을 개발하면서 중심을 둔 화두는 ‘웹 표준’과 ‘빠른 브라우징 속도’입니다. 이를 위해 IE9는 차세대 웹표준인 HTML5와 CSS3.0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며, 하드웨어 가속기술을 이용해 브라우징 속도를 대폭 상승시켰습니다. MS측은 IE9이 파이어폭스나 구글 크롬보다 훨씬 더 빠른 성능을 보여준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그런데 개인적으로 IE9의 베타버전을 보고 나서 흥미롭게 느껴졌던 부분은 오른쪽 상단의 검색창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IE는 7버전부터 주소창 이외에 오른쪽 상단에 검색창을 제공해왔습니다. 이는 파이어폭스의 기능을 받아들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검색창이 사라졌습니다.MS가 IE9에서 검색창을 없앤 것은 주소창과 검색창의 기능을 통합시켰기 때문입니다. 구글 크롬의 옴니 바(Omni bar)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는 하나의 창이 주소창과 검색창의 역할을 동시에 합니다. 이 창에 인터넷 도메인을 입력하면 그 웹사이트로 이동하고, 검색어를 입력하면 자신이 설정한 검색사이트의 검색결과가 나옵니다. 설정된 검색사이트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제가 주소창과 검색창의 통합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주소창에 입력된 검색 키워드를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올바른가’라는 오랜 논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지금까지 인터넷 주소창에 한글키워드가 입력된 것을 처리하는 방식을 두고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글키워드는 “사실상 검색어”라며 검색사이트로 연결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일각에서는 “주소창에 입력된 것은 주소”라고 강변해 왔습니다.후자의 대표주자는 넷피아입니다. 넷피아는 “주소창에 입력된 것은 검색어가 아니라 해당 사이트로 이동하려는 사용자의 의사표시”라면서 “해당사이트로 연결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주소창에 ‘디지털데일리’라는 키워드가 입력되면 ‘www.ddaily.co.kr’로 이동돼야 한다는 것입니다.이 같은 관점의 차이는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에서 나옵니다. 주소창에 입력된 한글 키워드를 ‘검색어’라고 보는 분들은 검색광고 수익을 노리는 것입니다. 검색어라면 검색 결과를 보여주면서 검색광고를 내보낼 수 있습니다. 과거 각종 툴바나 스파이웨어 등을 통해 주소창에 입력된 검색어를 특정 검색 사이트로 보내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KT의 경우에는 한 때 쿡(구 메가패스) 이용자가 주소창에 한글키워드를 입력하면 자회사인 KTH의 검색사이트 파란의 검색결과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주소창에 입력된 키워드가 검색어가 아닌 주소라면, 넷피아의 한글도메인 사업이 활성화 될 수 있습니다. 넷피아는 ‘자국어도메인’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주소창에 입력된 한글키워드를 주소처럼 특정 사이트로 연결해주는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그러나 앞으로 넷피아의 이 같은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게 될 지도 모릅니다. 넷피아는 “주소창에 들어온 키워드는 주소”라고 주장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 같은 주장을 펼치기 어렵게 됐습니다. IE9은 주소창은 주소창이기도 하지만 검색창이기도 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직접 원하는 검색 사이트를 설정합니다.만약 넷피아가 어떠한 기술을 이용해 IE9 주소(검색)창에 입력된 한글 키워드를 강제로 자사 고객 사이트로 연결시킨다면 적지 않은 비난을 받을 지도 모릅니다. IE9는 주소창과 검색창의 통합을 공식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결국 IE9은 넷피아에 큰 위기를 안겨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소창에 입력된 한글 키워드는 주소”라는 사업모델의 기본 이념이 무너져 버렸기 때문입니다.넷피아측은 “IE8과 IE9의 주소창이 기술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IE8에서도 MS는 한글키워드가 입력되는 설정된 검색사이트의 검색결과를 보여주도록 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기술적으로는 IE9와 IE8의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논리적으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주소창에 입력된 것은 주소”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기본 전제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넷피아가 IE9 출시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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