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서비스(S+S)’ 전략을 구글 등의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전략과 별로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간주해왔습니다. 솔직히 속으로는 ‘SaaS라는 용어를 이미 선점당한 MS가 굳이 다른 용어를 통해 마케팅하는 것’ 정도로만 인식해 왔습니다. 실제로 MS는 주구장창 ‘S+S’를 외쳤지만, MS의 라이브 전략은 그닥 특별할 게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 ‘차이점’을 발견했습니다. 아직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MS는 BPOS(Business Productivity Online Suite)라는 서비스를 제공중입니다. 이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온라인 상에서 사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메일, 협업툴, 오피스 커뮤니케이션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BPOS에 포함돼 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별로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구글은 이미 지난 2007년부터 ‘구글 앱스’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글 앱스는 지메일, 구글 캘린더, 구글 문서도구, 구글 토크 등을 적은 비용으로 기업 업무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입니다. 구글 앱스 = MS BPOS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구글 앱스와 MS BPOS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구글 앱스는 단순히 웹에서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지만, MS BPOS는 기업내 서버에 구축된 시스템과 연계된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이메일 솔루션인 익스체인지를 볼까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들은 구글 앱스 같은 온라인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메일 서버에는 각종 계약문서나 고객자료, 법률관계 문서 등 매우 중요한 문서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큰 기업이 이 같은 중요정보를 외부 데이터센터에 저장해 둔다는 것은 상상하기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대다수의 기업들은 이미 MS 익스체인지 서버를 통해 이메일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직원이 이 같은 구축형 이메일 시스템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본사 직원처럼 중요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의 이메일에는 중요 정보가 많겠지만 지사의 파트타임 직원이 주고 받는 이메일 중에 철통보안이 필요한 것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메일 보안이 중요한 본사 직원은 익스체인지 서버로 구성된 내부 시스템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지사의 파트타임 직원은 온라인 이메일서비스를 써도 상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두 개의 시스템이 연계되지 않고, 관리 포인트가 늘어나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지사 파트타임 직원이 퇴사해도 본사 인사담당자가 이 이메일 계정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니면 평소에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다른 시스템에 접속해서 계정을 지워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MS의 S+S 전략이 드러납니다. MS는 구축형 솔루션(익스체인지 서버)과 온라인 서비스(BPOS)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익스체인지 서버와 BPOS는 서로 연계돼 하나로 움직입니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통합된 것입니다. 실제로 코카콜라, 맥도널드의 본사 직원들은 익스체인지 서버를 통해 이메일을 사용하고, 해외 지사 직원들은 BPOS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IT부서나 인사부서에는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이메일을 관리하고, 액티브 디렉토리를 통해 권한을 설정한다고 합니다. 해외 지사의 퇴사자가 생기면 본사 인사 담당자가 익스체인지 서버 시스템에서 이메일 계정을 삭제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구글앱스는 온라인 서비스만 제공합니다. 구글은 서비스에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MS의 'S+S'를 '짝퉁 SaaS'라고 간주한 저의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쓰기
저작권자 © 딜라이트닷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