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 IT역사를 돌아보면 한 가지 확실한 점이 있다. 플랫폼을 지배하는 자가 시대를 지배한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최대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윈도 플랫폼이 PC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반면 구글은 검색과 스마트폰 플랫폼을 지배하면서 MS 제국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새롭게 떠오르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지배자는 누가될까. 사물인터넷 역시 플랫폼 지배자가 전체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직 만개하지 않은 사물인터넷은 지배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과연 사물인터넷 시대의 지배자 후보에는 무엇이 있고,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기사순서

1. 스마트폰 지배한 구글·애플, IoT 지배도 꿈꾼다

2. 사물인터넷 플랫폼 전쟁에 뛰어든 삼성전자

3. IoT 지배자를 꿈꾸는 제3의 세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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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이하 삼성)는 스마트폰 시대에 급성장을 거듭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갤럭시 시리즈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자체적인 플랫폼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은 삼성의 최대약점이었다. 바다, 타이젠 등 플랫폼 독립을 시도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삼성의 최대 관심은 플랫폼에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플랫폼과 생태계를 구축해야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달 미국의 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스마트싱스는 모바일 애플리캐이션(앱)으로 가정의 각종 IoT 기기를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현재 1천개 이상 기기와 8천개 이상 앱을 지원한다.

삼성의 이같은 행보는 스마트홈 분야에서 구글과 애플에 뒤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구글은 32억 달러에 네스트를 인수하고, 애플은 홈킷을 선보였다. 이들은 스마트홈을 위한 플랫폼 및 컨트롤러로 활용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삼성은 스마트홈을 위한 다양한 가전제품은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총괄할 플랫폼은 없었다. 스마트싱스에 이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홈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다른 회사 제품과도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돼야 진정한 스마트홈 서비스가 가능하다. 가정에는 다양한 제조사의 디바이스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개발 협력체인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IC)에 참가하고 있다. 또 구글이 주도하는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 협력체인 스레드(thread)그룹 등에 참여하고 있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은 '국제가전박람회(IFA) 2014' 개막에 앞서 독일 베를린 씨티큐브 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상반기 출시 목표로 2.0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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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젠 운영체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최근 타이젠을 IoT 기기 전용 운영체제로 밀고 있다. 타이젠 탑재 스마트폰 출시는 계획보다 늦어졌지만, 타이젠 디바이스들은 구체화 되고 있다. 현재 삼성은 스마트 워치인 '삼성 기어2'와 '삼성 기어2 네오', 일부 카메라에 타이젠 OS를 적용한 상태다.

삼성이 지난 16일 개최한 '삼성 오픈소스 콘퍼런스'에선 삼성의 IoT 디바이스 플랫폼 전략의 핵심에 타이젠이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삼성은 타이젠 TV, 타이젠 탑재 차량용 인포테인멘트시스템, IoT 프레임워크 등을 선보였다.

시장조사기관인 컴스코어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타이젠 확대정책을 펼칠 경우 미국 시장은 25% 정도가 안드로이드에서 타이젠으로 이동하고 일본과 한국 등은 더 큰 폭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인사이더의 스티브 코바치는 “애플이 스마트워치나 스마트글라스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 또는 다양한 가전기기들과 연결해 작동시킬 수 있는 운영체제(OS)가 없기 때문에 타이젠이 IOT 구축을 위한 싸움에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장(사장)은 "스마트폰을 포함, 삼성이 만드는 '모든 것'에 타이젠이 탑재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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