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븐 스놉스키 사장이 지난 13일 갑자기 회사를 떠난 이후 일주일 내내 IT업계가 떠들썩합니다.
 
그가 MS의 상징인 윈도 운영체제 개발을 총괄해 왔고, MS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예상됐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퇴사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 하고 있습니다.

특히 윈도8이 출시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스놉스키 사장이 MS를 그만 둔 것은 충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지난 2010년 말 제 2의 빌게이츠라고 불렸던 레이 오지 CSA(수석 소프트웨어 아키텍트)가 회사 떠난 이후 MS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퇴사에 대해 각종 IT미디어와 블로그 등에서는 그의 괴팍한 성격과 스티브 발머 회장 및 다른 경영진과의 갈등을 퇴사 이유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애플에서 iOS 개발을 총괄하다가 최근 퇴사한 스콧 포스톨처럼 스놉스키 사장도 주변의 회사 동료로부터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그가 다른 부서와 협력에 적극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의 부서만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타부서에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레이 오지가 회사를 떠날 때도 스놉스키 사장과의 갈등(윈도 라이브 메시 도입 문제)이 하나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관전 포인트는 그가 왜 떠났느냐는 궁금증 보다는 그가 없는 MS와 윈도는 어떻게 될 것이냐로 옮겨가야 할 것입니다.

스놉스키 사장은 MS가 윈도 비스타의 실패로 허우적거릴 때 윈도 사업부를 다시 일으킨 인물로 유명합니다. 특히 출시 일정이 계속 지연돼 타임투마켓(Time-To-Market)을 놓치는 고질병을 앓고 있던 상황에서 윈도7과 윈도8을 예정된 시점에 출시하면서 능력을 검증받았습니다.

그는 특히 MS 직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그의 독단적인 성격이 경영진 내부에서는 갈등의 요인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스티브 발머 CEO를 존경한다는 MS 직원들보다는 스놉스키 사장을 존경한다는 MS 직원들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개발 및 엔지니어링에 대한 가치 평가가 높은 MS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MS 엔니지어 그룹에서는 우상 또는 스타였습니다.

스놉스키가 떠난 자리는 줄리 라르손 그린과 타미 렐러가 맡게 됩니다. 지금까지 스놉스키를 보좌해 왔던 라르손 그린이 윈도(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개발을 책임지게 되며, 현 CFO(최고재무책임자)인 렐러는 윈도 비즈니스를 책임지게 됩니다.

이 둘은 MS 내부에서 테크놀로지를 상징하는 인물들이 아닙니다.

라르손 그린은 학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공부했지만, MS에서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 디자인 전문가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렐러는 재무 및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빌 게이츠도 MS를 떠나고, 레이 오지도 가고, 스티븐 스놉스키도 회사를 그만 뒀습니다. MS에서 테크놀로지를 상징하는 인물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대신 MBA 학위 소지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 가고 있습니다.

과연 이 같은 현상이 MS의 전략과 제품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쓰기

저작권자 © 딜라이트닷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