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22일 '홍길동'論을 들고나왔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을 자사의 스마트폰인 쇼옴니아에 빗댄 것인데요. 이 회장은 “쇼옴니아는 홍길동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하고 자식을 자식이라고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쇼옴니아는 삼성전자에서 만들었지만 같은 형제인 T옴니아가 출시 이후 50만대 이상 팔리며 승승장구한 데 비해 쇼옴니아는 4만여대 팔리는데 그쳤습니다. T옴니아나 쇼옴니아 모두 삼성전자에서 만들었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쇼옴니아가 조금 더 경쟁력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유는 개발단계에서 KT가 참여해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고 와이브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쇼옴니아는 T옴니아보다 활용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두 형제의 성적표는 극과 극이었습니다. 쇼옴니아가 T옴니아2의 10분의 1도 안되는 판매고를 올린 이유를 KT의 마케팅 능력으로만 치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많이 알려졌지만 KT는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삼성전자로부터 괘씸죄에 걸렸습니다.  아이폰에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삼성과 SK텔레콤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면서 T옴니아는 삼성과 SK텔레콤의 보조금이 집중돼 터치폰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던 반면, 쇼옴니아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T옴니아에는 쇼옴니아에 보조금을 더 싣고 싶어도 아이폰 보조금만으로도 벅찬 KT로서는 힘이 들 수 밖에 없었던 거죠. 당초 아이폰으로 붐을 조성하고 쇼옴니아로 분위기를 이끌어가려던 KT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게 된 겁니다. 그 동안 껄끄러웠던 양사의 관계가 해소되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이석채 회장의 이번 '홍길동' 발언으로 양사의 관계는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이제는 아이폰 감정을 정리해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아이폰 효과(?)를 목도한 SK텔레콤이 차세대 아이폰 버전을 단독으로 공급하게 되면 그 때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요? 그리고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와 관련해 가장 큰 발주처인 KT가 삼성을 배제하고 화웨이나 에릭슨을 선택하면 어떻게 될까요? 대규모 4G투자는 머지 않았습니다.  "비즈니스에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는 이석채 회장의 말처럼 또 세상은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또한 아이폰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서 고전했지만 스마트폰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는데 자양분이 된 것도 큰 틀에서보면 긍정적입니다. 삼성 입장에서보면 ‘홍길동’論이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차남은 똑같은 아들인데 아버지가 장남만 이뻐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차남과 막내도 더 신경써야 할 것 같네요. 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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