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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로 보는 이통사 경쟁의 역사 두번째 이야기

09.10.27 14:38
광고로 보는 이동통신사 경쟁의 역사 두번째 편입니다. 첫 편에서는 선발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이동통신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PCS 사업자들의간 경쟁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신세기통신이 SK텔레콤으로, 한솔PCS가 한국통신프리텔로 합병되면서 이동통신 시장은 지금과 같은 3강 구도로 재편됩니다. 2004년 번호이동성제도 및 010 식별번호 도입 시행은 이통3사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발점입니다. 이통사들의 광고전도 다시 한번 불을 뿜게되죠. 흔히 자기번호를 유지하면서 이통사를 옮기는 것을 MNP(Mobile Number Portability)라고 하는데요. 지난해 3월27일 보조금 규제가 폐지되면서 번호이동 시장의 과열경쟁 양상이 지속되자 규제기관인 방통위 최시중 위원장이 나서 "보조금 그만쓰고 요금인하로 돌려라"는 요구까지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동통신 요금 인하와 관련해서 논란이 많은데 결과적으로 MNP가 요금인하를 저해하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나친 보조금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입니다만, 풀터치폰 등 고가의 휴대폰을 저렴하게 사용하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어설픈 요금인하보다 소비자 편익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단말기 산업 경쟁력도 한단계 상승시켰구요. 물론, 폰테크, 메뚜기족 등 부작용은 막아야 겠지요. 여튼, 번호이동성 제도와 함께 '국민번호 010'(당시 광고는 이러했습니다)이 등장합니다. 현재 010 가입자 비중은 76%로 내년 초에는 80%에 이를 전망입니다. 정부는 2004년부터 일관되게 80%선에 이르면 강제통합에 대한 정책방향을 잡겠다고 얘기해왔기 때문에 010통합 정책도 슬슬 흘러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번호이동성제도와 010의 등장은 SK텔레콤에게는 불리한 제도였습니다. 스피드011의 브랜드가 경쟁사 브랜드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010 이라는 새 식별번호는 011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번호이동은 시기를 좀 나눠 볼 필요가 있습니다. 번호이동제도가 사업자별로 순차적으로 시행됐기 때문인데요, 제 1시기로 볼 수 있는 2003년 11월부터 2004년 6월까지는 SK텔레콤 이용자가 KTF 및 LG텔레콤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반면, 반대의 경우는 허용이 안됐던 시기입니다. 때문에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 가입자를 겨냥한 광고를 쏟아낸반면, SK텔레콤은 방어에 치중했던 시기입니다. 먼저 후발사업자들의 광고를 볼까요. 2003년 말 KTF는 '굿타임 찬스'라는 광고를 통해 "흥분하라! 기회가 온다!"라는 문구를 통해 번호이동을 암시하는 광고를 내보냅니다. 011을 형상화한 농구공과 유니폼 번호, 스테이크와 새우의 배열이 기가막힙니다. KTF는 SK텔레콤을 요금도 비싸고 경쟁사의 뛰어난 품질과 서비스에 변명에만 급급한 사업자로 전락시킵니다. 아무리 고민하고 따져봐도 미련없이 KTF로 바꾸는 것이 득이라고 강조합니다.  LG텔레콤도 011을 직접 겨냥합니다. 얼핏보면 SK텔레콤 광고로 보일 정도로 011로 도배가 돼있습니다. 하지만 상식이 통하는(?) LG텔레콤의 011입니다. 번호이동을 통해 '새로운 011로 바꾸세요'라는 광고는 말 그대로 SK텔레콤 011은 요금도 비싸고, 상식도 통하지 않고, 할인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 서비스가 되버립니다. 이 광고에 발끈한 SK텔레콤은 LG텔레콤을 상대로 광고행위 금지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습니다. 위의 광고는 2004년 시절은 아닙니다만, 모델을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영화배우 한석규씨와 김주혁씨의 동행 시리즈입니다. 1편에서 봤듯이 한석규씨는 SK텔레콤의 간판 모델이었습니다. LG텔레콤은 한석규씨를 출연시켜 번호이동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된지 10일 만에 011 고객 12만6천여명이 KTF와 LG텔레콤으로 옮깁니다. 후발사업자들은 대한민국 이동통신 시장이 변하고 있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죠. 하지만 SK텔레콤도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죠. 당시 SK텔레콤이 전국 대리점에 '가짜 011고객이 진짜 011로 돌아오고 있다'는 문구를 삽입한 포스터를 뿌리고, 품질이 다르다는 내용을 강조한 광고를 통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습니다.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된 2004년을 전후해서는 이통사간 비방광고, 통신위 제소가 잇달아 나오면서 과열경쟁 양상을 빚기도 했습니다. 광고에서 보듯이 SK텔레콤은 KTF와 LG텔레콤의 약정할인, 전환가입자 우대조건 제공 등을 통신위에 제소했습니다. 공정위에도 상식이 통하는 011 광고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반대로 KTF도 SK텔레콤을 상대로 SK텔레콤의 번호이동자에 대한  역마케팅, 통화품질실명제, 바나나 광고 등을, LG텔레콤은 SK텔레콤의 체납요금 수납거부 행위 등을 통신위와 공정위에 제소하는 등 SK텔레콤과 후발사업자간의 갈등은 도를 넘어섭니다.  이후 SK텔레콤도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섭니다. 2004년 7월부터는 KTF에서 SK텔레콤과 LG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이 허용됩니다. 이통사간 가입자 유치경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점입니다. 그동안 방어에만 나섰던 SK텔레콤도 고객유치전략으로 선회합니다. 번호는 이동할 수 있어도 품질과 자부심만은 이동할 수 없다는 바나나, 엘리베이터, 당신의 일부이기에 편 같은 브랜드 파워를 담은 광고와 약정할인, 자동로밍, 레인보우데이 등 SK텔레콤이 우위에 있는 상품들을 담은 광고들이 온에어되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SK텔레콤은 스피드011의 브랜드 파워를 010까지 전이 시키는 시도를 합니다. 스피드 010의 등장입니다. 같은 010 이어도 급이 다르다는 거지요. 이와 함께 KTF 가입자 유치를 위해 '당신의 마음속의 SK텔레콤'편과 '끌리면 오라'라는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양방향 번호이동시장에 대응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LG텔레콤의 고객들도 타사로 이동할 수 있는 번호이동성의 완전개방이 이뤄지는 2005년부터는 말 그대로 뺏고 뺏기는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결국 SK텔레콤의 대표 브랜드 스피드 011은 010 통합번호시대와 번호이동성제도로 인해 경쟁력이 점차 퇴색합니다. 이후 이동통신사의 경쟁구도는 011, 016, 019 등 식별번호가 아닌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회사명칭의 브랜드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다시 대표 서비스로 브랜드가 바뀌게 되지요. 지금의 'T', 'SHOW', 'OZ' 등으로 말입니다. 다음편은 식별번호 시대를 접고 새로운 통신시장이 열리는 3세대 이동통신편을 다룰 예정입니다.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하고 3G 이동통신을 알리기 위한 이통사들의 경쟁모습을 그릴 예정입니다. 특히, 2세대 시장에서는 011 브랜드를 극복하지 못한 KTF의 쇼 브랜드 전략과 이에 대응하는 SK텔레콤의 'T'와 함께 WCDMA에서는 제외된 LG텔레콤의 무선데이터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기획시리즈에 사용되는 광고 이미지는 이통사 제공 및 홈페이지를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