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과 혁신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이석채 KT 회장이 취임한지 1년 만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특별명예퇴직이라는 형식을 빌었습니다. KT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실시한 특별명퇴에 총 5992명이 신청했으며 모두 퇴직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특별명퇴 대상자는 근속기간 15년 이상인 직원들입니다. 지난 2003년에 단행한 특별명퇴와 비슷합니다. 원래 KT의 명예퇴직은 근속년수 20년 이상 직원들이 대상이지만 ‘특별’이라는 명칭을 붙인 지난 2003년과 올해에는 15년차 이상 직원들이 대상이 됐습니다. 2003년 5500명도 단일 기업으로는 사상최대였지만 이 기록을 다시 KT가 경신했습니다. 노조가 앞장서서 신청했다는 점이나 15년차 이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나, 민영화·합병 등 커다란 이슈 이후 진행이 된 것도 공통점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2003년에는 40대가 60% 정도를 차지한 반면, 올해에는 50대가 65%를 차지했습니다. 15년차 이상이 대상이었지만 실제 올해 퇴직 희망자들의 평균 재직기간은 26년이었습니다. 사실상 50대 이상의 나쁘지 않은 조건의 구조조정이었던 것입니다. 이석채 회장은 취임 이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를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이석채 KT 회장은 올해 1월 구조조정으로 불안해하는 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이라고 할 수 없지만 상당한 혁신은 필요하다”라는 말도 한 바 있습니다.  상당한 혁신의 조건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KT는 일부 직원에게는 참 편한 직장이었다. 승진만 포기하면 정년이 보장됐다”라는 이석채 회장의 발언을 감안하면 혁신의 대상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KT의 정년은 58세입니다. 6월1일 KTF를 합병한 통합KT 출범식에서는 이 회장은 “사람을 줄이지 않겠다고 한만큼 생산성을 높일 수 밖에 없다”라고도 했습니다.  종합해보니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했으니, 이번 특별명퇴는 상당한 혁신이 되겠군요. 그리고 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와 생산성 증대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이석채 KT호가 출범할 당시 구조조정은 이미 예상됐던 일입니다. 아무리 혁신이라는 단어로 포장을 하더라도 결국 구조조정은 구조조정일 뿐입니다. 6천명의 직원들이 전부 공기업 마인드로 무장돼있지는 않았을 것이고, 결국은 현실적으로 직원수를 줄여야 하는 KT 입장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겁니다. 냉정하게 KT 사측이 잘못했다라고 말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경쟁사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직원수는 항상 KT 성장의 걸림돌이었으니까요. 오죽하면 특별명퇴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가 뛰겠습니까. 하지만 80세까지 산다는 요즘.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를 40~50대에 나가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회사나 직원 입장 모두에게 가혹한 일입니다.  가뜩이나 한파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데 이번에 퇴직신청을 한 KT 50대 가장들의 마음은 더욱 을씨년스러울 거 같습니다. 아무쪼록 명퇴한 분들이나 KT 노사 모두 2010년에는 원하는 일들이 잘되기를 바랍니다. 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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