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간 벌어진 방송통신 이슈를 정리하고, 해당 이슈가 가진 의미와 파장을 분석해 봅니다. 기자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SKT, 페북·카카오·넥슨과 손잡고 ‘VR 세계’ 만든다=SK텔레콤이 페이스북, 카카오, 넥슨 등 국내외 기업과 손잡고 가상현실(VR) 생태계 확대에 나섭니다. 자사 VR 서비스 이용자를 올해 월 10만 명에서 내년 월 100만 명 규모로 10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도 내세웠습니다. SK텔레콤은 5G VR 서비스 ‘버추얼 소셜 월드’(Virtual Social World)를 출시했습니다. 버추얼 소셜 월드는 다수의 VR 이용자들이 시공간을 초월한 ‘가상 세계’에서 타인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오큘러스나 기어VR을 가지고 있는 고객이라면 오큘러스 스토어 내 ‘점프 VR’ 앱을 통해 아바타의 머리 스타일·눈코입·복장 등을 꾸미고, 개인 공간인 ‘마이룸’에서 VR 영화를 보거나 동물을 키울 수 있습니다. 다른 이용자와도 가상공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테마룸에 모여 친구를 맺고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도 있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원의 현실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구글도 발을 뺀 이 시장에서 SK텔레콤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OTT 시장, KT도 뛰어든다=넷플릭스·디즈니가 주도하는 글로벌 OTT 경쟁에 KT가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사들의 웨이브, CJ ENM과 JTBC에 이어 유료방송 1위 KT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도변화가 예상됩니다. KT는 오는 28일 기존 올레tv모바일을 개편한 신규 OTT ‘시즌(Seezn)’을 서비스 합니다. KT가 뛰어들면서 OTT 시장을 둘러싼 통신사들의 물밑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출시하자마자 시장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디즈니의 손을 잡기 위한 경쟁도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시장의 크기에 비해 너무 많은 OTT 사업자들이 경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각 통신사와 CJ 진영이 경쟁하는 모습인데 결국은 조금 업그레이드 된 모바일IPTV가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됩니다. 

 

국내 미디어 정책 보이지 않는다=국내 미디어 정책이 사실상 부재하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형 유료방송 M&A가 추진되고 있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세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미디어 시장의 역차별과 규제해소는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8일 자유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와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문재인 정부 전반기 미디어 정책평가 및 신문·방송·통신·OTT 발전 방향 모색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발제자들과 토론자들은 국내 미디어 시장이 정부의 정책실종에 정치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규제형평성을 말하면서 오히려 균형되지 못한 정책이 남발되고 있고 글로벌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규제 해소와 글로벌 사업자간 역차별 문제 해결은 규제 측면에서 충돌할만한 지점인 만큼, 합리적인 규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제시됐습니다. 야당이 주최한 행사여서 비판 강도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부의 미디어 정책의 보다 정교해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최기영, 공정위와 과기정통부는 다르다=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관심을 모은 유료방송 M&A와 관련해서는 조속한 심사를 위해 연내 LG유플러스와 CJ헬로 건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정위의 잣대와는 과기정통부만의 기준을 갖고 심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공정위를 존중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 기준과는 다르다고 봤습니다. 특히, 최 장관은 공정위에서 다루지 않은 알뜰폰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경쟁제한성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산업의 진흥, 요금경쟁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최 장관의 설명입니다. 이밖에 최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AI 기본구상을 토대로 연내 AI 국가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최 장관은 AI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과기정통부 2차관실 조직을 대폭 개편했습니다. 20년 넘게 과거 정보통신부 틀을 유지해온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조직을 시대 변화에 맞게 꾸렸다는 평가입니다.

 

LGU+, ‘엔리얼 라이트’ 독점 출시=LG유플러스가 AR 서비스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엔리얼이 만든 AR글래스 ‘엔리얼 라이트’를 독점 출시할 예정입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5G 상용화 이후 킬러 콘텐츠 중 하나로 AR서비스를 주목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해왔습니다. 올해에만 100억원을 투자해 AR 스튜디오를 개소하고 고품질 AR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왔습니다. 연말까지 AR 콘텐츠를 1500편으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AR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면서 하드웨어 영역도 확장했습니다. 바로 이번에 선보이는 AR글래스입니다. 엔리얼 라이트는 88g의 초경량 무게와 499달러 가격으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MS나 매직리프 등 경쟁사들의 제품이 400~500g 무게에 2000~3000달러 고가로 책정된 것을 생각하면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셈입니다. 영화나 스포츠, 공연 중계를 AR글래스를 통해 즐길 수 있습니다. 요가강사나 트레이너의 동작설명을 눈앞에서 보고 들을 수 있으며 증강현실화된 아이돌과 함께 춤을 출수도 있습니다. 원격회의, 클라우드PC 서비스 등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AR글래스가 3D 안경의 전철을 피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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