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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동통신의 성공조건

통신방송 17.07.26 17:07

 


“전국 이동통신 사업자를 그냥 등록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사업자 진입규제 완화를 내용으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기간통신사업 진입제도는 통신설비 보유 여부에 따라 기간·별정통신사업으로 구분했습니다. 설비를 보유한 기간통신사는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고, 규모가 작은 별정통신사는 등록제로 운영했습니다. 

허가를 받는 기간통신사는 서비스 제공능력부터, 재정적·기술적 능력, 이용자보호계획 적정성 등을 평가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외국인 지분제한, 이용약관 신고 등 각종 규제를 받아왔습니다. 

과기정통부가 진입제도를 완화하겠다는 것은 기간통신사도 등록제로 바꾸겠다는 것을 말합니다. 

규제를 완화하는 이유는 기술발전으로 다양한 형태의 통신네트워크 사업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LoLA, SigFox 등 적은 비용으로 망 구축이 가능한 사물인터넷(IoT) 전용망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소규모 네트워크 구축 수요를 비롯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는 시장이 됐기 때문에 진입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미 해외 주요 국가들은 2000년대를 전후로 해서 진입규제를 허가에서 등록 또는 신고로 완화했다는 점도 고려됐습니다. 

아무튼 이번 정부의 규제완화로 시장의 관심은 다시 제4이동통신에 쏠리고 있습니다. 

제4이통은 2010년 6월 한국모바일인터넷(KMI)를 시작으로 지난해 초를 마지막으로 총 7차례나 추진됐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허가심사 탈락의 이유는 재정적 능력 부족이 가장 컸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후보 사업자의 재정적 능력 부족 뿐 아니라 시장성숙 및 대기업 3강 구도의 고착화 등에 따른 수익창출의 불확실성도 주요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진입규제를 완화해 후보사업자의 자금확보를 좀 더 용이하게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그동안 미진한 태도에서 벗어나 규제완화를 추진하면서 제4이통을 언급한 것은 경쟁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입니다. 최근 정부는 인위적인 통신요금 인하 정책 때문에 여기저기서 많은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요금인하는 경쟁으로 푸는 것이 정답입니다. 알뜰폰만으로는 부족하니 제대로 된 전국망 사업자를 등장시켜 요금, 서비스 경쟁을 붙여보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부에서 총 7차례나 실패했던 제4이통 사업은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뀐 것은 별로 없다' 입니다. 

허가제가 등록제로 바뀐다고 전국망 사업자를 등록해서 바로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물론, 서류접수 절차 등 까탈스럽던 허가심사절차, 심사위원들의 애매했던 정성적 평가가 사라진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7차례나 실패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인 재무적 능력 평가는 바뀐 것이 없습니다. 등록할 때 자본금, 이용자 보호 방안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큰 허들인 주파수 경매가 남아있습니다. 막대한 망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여기서 이뤄집니다. 

공무원들은 제4이통과 같은 대형 사업자가 나와서 경쟁을 활발하게 해줄 것을 바라고 있지만 자칫 사업자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퇴출될 경우 심각한 후폭풍이 발생하게 됩니다. 돌다리를 두들겨보는 심정으로 신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과기정통부는 "등록제로 완화된다고 해서 제4이통이 쉽게 등장할리는 만무하다"며 "막대한 망투자 비용에 대한 검증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게다가 제4이통의 재도전 시점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연내 방안을 확정하고 법 개정에 나설 예정입니다만 국회 미방위가 얼마나 열심히 일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법안통과 제로를 자랑하는 불량 상임위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빨라야 내후년에야 사업이 재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능력 있는 사업자만 있다면 현재의 허가제가 차라리 낫습니다. 법 통과만 기다리다 시간만 흘러갈 수 있으니까요. 

제4이통의 성공조건은 결국 재무적 능력입니다. 하지만 이통3사가 장악한 시장에서 성공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돈이 안되니 돈이 모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결국 제4이통이 성공하려면 진입규제 완화도 중요하지만 사업자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파격적인 지원정책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