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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어느 정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최문기)

“창조경제와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우리 스스로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냉엄하다.”(최양희)

출범한지 1년여가 지난 미래창조과학부가 성과 스트레스에 빠졌습니다. 부처 출범 초기 ‘창조’라는 모호한 이름으로 정체성 찾기에 바빴지만 1년이 지난 뒤부터는 성과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15일 물러난 최문기 전 미래부 장관이나 윤종록 제2차관 등은 그동안 창조경제 성과에 대한 질문에 “시간이 걸린다”라고 대답해 왔습니다. 과학기술과 ICT 기술의 융합 등을 통해 타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미래부가 말하는 창조경제입니다. 하지만 미래부의 노력으로 농업, 제조업 등의 경쟁력이 올라갔다 하더라도 이를 미래부의 성과로 포장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주무부처, 콘트롤타워로서 미래부의 역할과 기대감은 높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조직간(과학, ICT) 갈등, 부처의 모호한 정체성에 초대 최문기 장관의 리더십도 의심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산업통상부에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고 2기 내각에서는 정권 실세 최경환 장관의 기재부로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미래부도 가시적인 성과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과학기술, 과거 CDMA나 초고속인터넷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식의 ICT 사업은 더 이상 없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서 짧은 시간내 성과를 내야 하다보니 민간기업들의 사업 및 투자에 미래부가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곤 합니다.

최문기 전 장관의 성과 스트레스는 이임식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최 전 장관은 “연말이 되면 어느 정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최 전 장관은 1년여 동안 여러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다양한 진흥정책을 시행해왔지만 현실은 냉엄했습니다. 국정감사, 업무보고 등 국회에서는 계속 최 전 장관을 질타했고, 최 장관이 말한 국민 눈높이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최 전 장관과 많은 미래부 직원들은 주말도 반납하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주말, 밤낮없이 일한 최 전 장관 입장에서는 연말게 성과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겠지만 현실화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아직 모든 것을 파악하지는 못했겠지만 최양희 2대 미래부 장관도 냉정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최양희 장관은 취임식에서 “창조경제와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우리 스스로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냉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몸이 곧은 데 그림자가 굽을 리 없다는 말이 있다”며 “우리가 아무리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해도 국민의 눈에 비친 성적표가 미흡하다면 우리 스스로 더욱 분발해야만 할 것”이라고 직원들을 독려했습니다.

열심이었지만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는 초대 장관, 그 실패를 메우기 위해 오는 것으로 보이는 2대 장관이 할 일은 뻔합니다. 앞으로 미래부가 성과지상주의에 빠질 수도 있어보입니다.

하지만 성과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매몰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미래부의 정책방향이 4대강 사업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 성장을 지원하는 밑거름 역할에 가깝다면 단기적 성과와 중장기적 성과는 구분될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부가 이대로 박근혜 정부의 애물단지로 전락할지, 원래의 목적에 부합하는 부처로 거듭날지, 최 신임장관의 어깨가 무거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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