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은 매우 흥미로운 소재들이 등장한다. 로봇, 인공지능 등 과거 공상과학 만화에서나 봤던 물건들이다. 하지만 불편하다. 사람을 대신하는 물건들이기때문이다. 필연적으로 4차 산업혁명은 고용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게된다.

이점을 고용감소를 쿨하게 인정하느냐, 아니면 '또 다른 창의적 직업창출이 가능하다'며 애써 자위해야하는지는 정책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고민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4차 산업혁명은 고용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문제해결에에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BNK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는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27일 BNK금융그룹(회장 성세환) 소속 BNK금융경영연구소는 ‘4차 산업혁명과 동남권 일자리’라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은 혁신기술의 진보속도와 적용범위가 이전의 산업혁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고 광범위할 것으로 전하고 있다.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일자리 감소의 충격을 예상하고 있다. 1~3차 산업혁명은 ‘기술진보→경제성장→신사업 발굴→일자리 창출’의 순환구조를 통해 고용 확대형 경제성장 시대를 열어왔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로봇, 인공지능 등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본격적인 고용 감소형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사무·행정, 법률, 생산·제조, 디자인·방송기술, 건설·광업, 시설관리·정비 등을 4차 산업혁명시대 6대 비(非)유망 직업군으로 발표한 바 있다. 반면 6대 유망 직업군으로는 컴퓨터·데이터과학, 건축·엔지니어링, 경영관리, 비즈니스·금융, 영업관리, 교육·훈련 등을 꼽고 있다.

이번 보고서가 눈길을 끄는 것은 부산, 울산, 경남 등 우리 나라 동남권의 경우 비(非)유망 직업군으로 꼽히는 제조업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즉,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될 경우 이 지역의 경제가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BNK금융경영연구소는 실제로 지역고용의 충격을 반영하는 일자리 감소율을 추정한 결과, 제조업 비중이 높은 충청권(0.71%), 대구 경북권(0.68%), 동남권(0.62%)이 전국평균(0.47%)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동남권 지역 내에서도 경남(0.79%), 울산(0.78%)이 부산(0.39%)보다 두 배 가까이 큰 충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하여 보고서는 2015~20년 중 동남권의 일자리는 1만 9천개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남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성장기(2009~14년)에도 매년 8만개의 일자리 증가세를 시현했으나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본격적인 일자리 감소시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직업군별로는 생산·제조업 1만 4천명, 사무·행정직 4천 6백명, 건설·광업 1천 6백명 감소 등을 예상하였으며 지역별로는 경남 1만개, 부산 5천개, 울산은 4천개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였다.  
보고서는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핵심기술의 적용기반이 제조업이라는 점에서 동남권에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기존 기술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 제조업 ICT화 및 첨단화 노력에 기반한 동남권 industry 4.0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 자동차 분야 등의 기존 기술을 첨단기술과 접목하여 공유·발전·특화시키는 방향으로 노력하면서 일자리 감소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백충기 수석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일자리 감소의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향후 일자리 해법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생태계 구축에 상당한 자원을 집중하면서 동남권 industry 4.0 전략을 완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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