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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사람들에게 로봇이란 단어는 중의적이다. 기계의 의미, 그리고 항상 강함을 갈구하는 로망이다. 어렸을때 동네 만화방에서 로봇을 처음 접했던 사람들에게 로봇은 메카닉에 의한 움직이는 무표정한 기계가 아니라 '힘과 정의'를 구현하기위한 의인화(擬人化)된 최강의 무기다. 1970년말 만화로 등장한 '로보트태권V'가 실상은 일본산 '마징가Z'에서 노골적으로 모티브를 따온 것이라고해도 그 당시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로보트태권V하고 마징가Z하고 붙은면 누가 이길까"가 최대 관심사였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로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언젠가는 로보트태권V 같은 최강의 전사(戰士)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역설적이지만 일상의 삶이 힘들고 팍팍해질수록 강한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그 열망은 더 커진다.많은 미래학자들이 "로봇이 곧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냉혹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여전히 인간을 닮은(?) 로봇의 출현은 신기하고 반갑기만 하다.이처럼 사람들이 로봇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애정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분명한 하나는 마치 모태신앙과도 같이 로봇에 대한 첫 경험의 관성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어렸을적 만화방에서의 기억이 가장 아름다운 추억의 동선(動線)을 타고 성인이 될 때까지도 변질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도 '로봇 피규어' 구매에 가장 적극적인 구매층이 30대의 성인들이라는 통계도 있을 만큼, 로봇은 성인들에게도 핫 아이템이다. 그러나 이같은 '추억팔이'만으로 로봇의 생명력이 왕성하게 유지될수는 없을 것이다.'로봇은 과연 경제성을 가질 수 있는가'. 이것이 핵심이다. 경제성을 가진 로봇 모델이 제시된다면 소비자들은 기꺼이 구매할 의사가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정말로 사람과 비슷한 로봇, 즉 '의인화'할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만약 이것이 가능하다면 앞으로 로봇의 역할은 매우 긍정적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까지 결합하게되면 정말로 의인화된 로봇이 출현하게 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정말로 사람같은 로봇이 만들어진다면 기존 안내견의 역할을 로봇이 훨씬 더 자연스럽게 대신할 수 있으며, 골프 라운딩을 같이 할 수 있는 로봇도 상상해 볼 수 있다. 이와함께 기업들에게는 3D업종을 기피하는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고, 혹한과 혹서기에도 작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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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실제 '아름다운 외형'을 갖춘 로봇에 대한 환상을 갖는다. 남자들에게는 영화 '마네킹'을 보면서 느꼈던 로망이 로봇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 비록 로봇이지만 나만을 사랑해주는 여자 로봇을 하나쯤 갖는 것은 재미있는 상상이다. 어디까지나 상상지만 언젠가는 로봇과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요구하는 사람도 나타날 수 있다. 지난 3월, '알파고 쇼크'때문에 좀 냉정해지긴했지만, 인간에게 로봇은 경쟁이 아닌 공준의 대상이고 여전히 내 꿈을 이루는 로망으로 자리잡고 있다.정부는 18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위해 ICT 융합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IoT(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ICT기반의 융합 신산업 발전을 저해했던 제도적인 걸림돌들을 대폭 완화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날 발표에서 로봇은 따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자율주행차, 드론 운행을 위한 관련 법규를 만들어 이 분야를 활성화 시킨다는 방침을 강조했다.정부의 신산업 정책 기조를 봤을때, 로봇산업 활성화를 위한 관련 법과 제도의 지원도 어렵지는 않아 보인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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