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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구론'이란 말이 많이 회자됐다. '인문학 전공자 90%가 논다'는 말을 축약한 것이다.물론 국내에서 인문학 전공자들의 취업문이 이공계 전공자들보다 좁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문제는 그 정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삼성그룹의 올해 하반기(7월~12월) 신입사원 공채결과만 보더라도 이공계 전공자가 80~90%를 차지한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등 전자, 제조계열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 삼성정밀화학 등 중공업, 화학 계열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나 호텔신라, 삼성물산 등 여타 계열사들은 경제, 경영 전공자를 포함해 인문계 채용비율이 높다. 과거와 비교해 어느정도 인문학 전공자들이 더 채용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크게 보면 과거와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취업시즌이 되면서 대졸(예정자) 구직자들이 IT업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물론 그중에는 인문학 전공자들도 끼어있다. 최근 몇년간 'IT융합' 트랜드가 확산되면서 IT와 접목할 수 있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영향도 있겠지만 취업문이 좁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IT업계를 두드리는 구직자들도 양적으로 늘어났다는 게 업계 인사담당자들의 분석.그렇다면 인문학 전공자들을 보는 IT업체 인사담당자들의 시각을 어떨까. (물론 IT업종이라고하더라도 업무 형태에 따라 하는 일은 천차만별이다. IT업종으로 분류되지만 거의 IT전공자가 필요하지 않고 마케팅 인력만 필요로 하는 회사도 있지만 여기에선 제외시킨다). 중견(중소) IT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체적으로 인문학 전공자에 대한 선호도는 낮다. (크게 이공계와 구별해서 표현되는 인문계, 그리고 인문계열 내에서도 기초, 순수 학문으로 분류되는 인문학은 명백히 구분되서 표현될 필요가 있다.) 중견 IT서비스업체인 A사의 인사담당자는 "인문학 전공자를 안뽑는 것은 아니지만 딱히 뽑아야할 상황이 생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나마 인력풀에 여유가 있는 IT 대기업들은 인문학 전공자를 뽑는 것 같은데 중견, 중소 IT기업은 입장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연간 평균 15~20명 정도의 사원(경력직 포함)을 뽑는데 비 IT전공자는 1명 뿐이다. 연봉 수준은 별개로 하더라도, 대기업에 비해 중견(중소) IT기업에선 인문학 전공자의 취업이 오히려 더 힘들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그들이 밝히는 몇가지 이유를 정리해 본다.1. "빠듯한 회사사정, 비 IT전공자 육성할 여유가 없다"....비용의 문제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했지만 IT 기업에 입사해 1~2년 과정으로 처음부터 배우는 경우도 있고, IT분야에 의외로 잘 적응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인사담당자들의 입장에선 이는 거의 예외적인 사례다.삼성이나 LG처럼 대기업들은 수천명의 SW개발자를 둘 여력을 가지고 있지만 중견 IT기업들은 그럴 여력이 없다. 결국 현실적으로 돈의 문제라는 것이다. IT전공자를 뽑아 1,2개월 속성으로 담당 업무 교육을 시킨뒤 현장에 투입해야할 상황이 많다. 회사 차원에선 인문학 전공자에 대한 수요도 물론 있겠지만 그렇다고 IT업무에 투입하기위해서 고민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 "그래도 IT전공자가 빠르다"... 업무 숙달의 차이최근에는 정부의 지원과 대기업들의 SW 인력 육성 프로그램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다양한 IT교육 프로그램들이 선보이고 있다. IT기업들도 가급적 이를 이용한다. 비 IT전공자라도 IT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은 괜찮은 편이다. 또한 IT서비스업체들의 경우, 회사 내부적으로도 MS,오라클, SAP 관련 소프트웨어 관련 자격 인증교육을 실시하고 성과를 내는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회사도 많다. 이와관련 인사담당자들은 대체적으로 "IT전공자들이 업무 교육에 있어서도 지식 습득속도가 빠르다"고 말한다. 소프트웨어 개발 언어에 대한 개념, 용어의 익숙함 등에서 아무래도 IT전공자들이 쉽게 적응한다는 것. 그러나 이같은 반응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아주 모순된 설명이기도 하다. IT전공자가 IT용어에 익숙한 것은 당연하다. 반면 IT전공자와 인문학과 같은 비 IT전공자를 동일한 선상에서 놓고 평가하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IT융합에 대한 목소리만 컷을뿐 현설적으로 대부분의 IT기업들이 비 IT전공자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놓고 심각한 고민이 없음을 그대로 방증한다. 인문학 전공자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노력도 여전히 소홀하다는 뜻이다. 3. IT융합 인력의 육성... 대기업과 중견 IT기업의 역할 구분모바일 서비스, IoT(사물인터넷), 헬스케어, 로봇 등 IT융합의 관점에서 필요로하는 분야가 급증하고 있다. 인문학은 말 그대로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IT융합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기 위해 인문학 분야를 발전시키고 관련 전공자를 채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대기업의 역할로 규정돼야 한다는 게 중견, 중소 IT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얘기다. 일종의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론이다. 실제로도 다양한 IT분야에서 대형 IT기업들과 중소 IT기업들과의 업무 협력관계가 크게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IT업계에서도 규모의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수직적 협력관계가 공고해지고 있는데, 여기에서 자본과 인력의 소싱은 대기업의 역할이라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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